정구 선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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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순간을 맞이하다
선배들의 연습이 끝난 후, 우리는 비로소 코트를 사용할 수 있었다. 매일 연습에 매진하다 보니,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구 복식 경기에서 코트 앞쪽에서 경기하는 선수를 ‘전위’, 뒤쪽에서 경기하는 선수를 ‘후위’라고 부른다. 나는 전위로 출전하기로 했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전위로 뛰던 선배가 부상을 당하면서 나에게 뜻밖의 기회가 주어졌다.
시합을 앞둔 밤, 긴장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서울 운동장에 도착해 코트에 들어서자, 양쪽 학교 학생들로 가득 찬 응원석이 눈에 들어왔다. 뜨거운 응원 열기에 긴장이 더욱 커졌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호명 소리가 울려 퍼지자, 나는 두려움과 설렘이 뒤섞인 채 코트로 걸어 들어갔다.
그 당시 시합마다 양 학교의 응원단이 함께 자리했기 때문에 서울 운동장은 늘 떠들썩했다. 경기가 시작되어 전위 위치에서 라켓을 들고 공을 바라보아야 했지만, 응원 소리가 너무 커서 공은 보이지 않고 함성만 들렸다. 결국, 나에게 날아온 공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순간 당황했지만, 후위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하늘을 쳐다보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제자리에 서서 경기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경기를 끝까지 마쳤고, 긴장 속에서도 값진 경험을 얻었다.
시간이 흘러 3학년이 되자, 나는 정식 선수가 되어 매 시합마다 출전하게 되었다. 특히 월요일 조회 시간에 교단에 올라가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는 순간은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 용산중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용산고등학교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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